
리우 올림픽 열기가 예상치 못한 불똥이 되어 연예계로 튀었다. 양궁 국가대표 기보배 선수에 대해 한 연예인의 어머니가 육두문자 섞인 비난을 퍼부은 것에 대해 네티즌이 거친 반응을 보인 하루였다.
8일 배우 최여진은 어머니 정모씨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 대해 자필로 쓴 사과문을 공개하며 깊이 고개 숙였다. 정씨가 7일 인스타그램에 기보배 선수의 아버지가 6년 전 한 인터뷰 기사를 올리면서 기 선수를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정씨는 “보배가 개고기를 먹는 날이면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중고등학교 때 개고기를 먹은 날은 좋은 성적을 냈다”는 기 선수 아버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정씨는 “죄송하고 무식해 보이지만 욕 좀 하겠다. 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느냐”며 욕설과 함께 기 선수를 강하게 공격했다. 정씨는 글이 비판에 직면하자 글을 삭제하고 “저도 기보배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기 선수에게 지나친 발언을 한 점은 사과한다”는 글을 다시 게재했다. 정씨는 유기견 봉사활동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최소한 국가대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정씨 글이 잇달아 논란에 휘말리면서 최여진이 8일 직접 나섰다. 최여진은 “어머니가 온라인에 게재한 글이 기보배 선수와 그를 응원하는 모든 분에게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사과문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여진은 “어머니가 온라인에 게재한 글이 기보배 선수와 그를 응원하는 모든 분에게 큰 상처를 드렸다”며 “기 선수가 제 어머니 때문에 더는 큰 상처를 받질 않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최여진은 “무지에서 비롯된 어머니의 큰 잘못이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제게도 책임을 물어달라”고도 했다. 어머니의 잘못은 자신의 허물이기도 하니 같이 용서를 빌겠다는 것이다. 최여진은 유기견 보호에 힘써온 대표적인 스타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엔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꿀방대첩 좋아요’에 출연해 자신이 함께 하고 있는 유기견 50마리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고기 식용을 비판할 의도였다 하더라도 욕설까지 섞으며 극단적인 표현을 쓸 필요가 있었냐는 거다. 더욱이 올림픽에 출전해 경기에 집중해야 할 선수에게 갑작스레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붓는 행위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란에는 “자기만 안 먹으면 되지, 왜 남 먹는 것까지 간섭이야?”(gil2****) 등 강도 높은 비판을 담은 글들이 주로 올라왔다. 하지만 최여진이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함께 비난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기 무슨 연좌제 있나?... 착한 최여진이 뭔 죄냐? 당신들은 당신 부모님 무슨 말 하시는지 일일이 사전검열이라도 하냐?”(luke****)는 반문 등이 도를 넘은 비난을 경계하기도 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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