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독립 후 첫 올림픽 무대
8명 미니선수단의 기수도 맡아
“미쳤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여기에 왔다.”
8일(한국시간) 코소보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마일린다 켈멘디(25)는 감격에 젖어 이렇게 말했다.
켈멘디는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여자 유도 52㎏급 결승에서 오데테 지우프리다(22ㆍ이탈리아)를 허벅다리걸기 유효승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코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아낸 켈멘디는 “항상 코소보의 국기와 국가가 올림픽 무대에 게양되고,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조국을 위해) 다른 나라의 수백만 달러짜리 (귀화) 제안을 거절했다”며 “오늘 이 기분은 수백만 달러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켈멘디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 알바니아 국적으로 출전했다. 당시 코소보가 독립국가로 인정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자치주였다가 2008년 독립했다. 코소보는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정회원국 자격을 얻어 아프리카의 남수단과 함께 리우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됐으나 여전히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1999년 코소보 분쟁 이후 생겨난 세르비아인과 알바니아인 사이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기 때문이다.
켈멘디는 리우 올림픽 유도와 육상, 수영, 사이클, 사격 종목에 8명의 ‘미니 선수단’을 파견한 코소보에 메달을 안길 거의 유일한 후보였다. 유도 세계선수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세계 랭킹 1위의 강자 켈멘디는 6일 개막식에서 코소보의 첫 번째 올림픽 기수도 맡았다. 당시 그는 “전쟁을 견딘 코소보 사람들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오늘이 코소보 국민들에게 아주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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