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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석현준, 악재 딛고 신태용호 황태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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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석현준, 악재 딛고 신태용호 황태자 등극

입력
2016.08.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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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준(왼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석현준(25ㆍFC포르투)이 리우 올림픽에서 2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키며 신태용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등극했다.

석현준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조 2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후반 41분 천금 같은 역전 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이 종료 직전 추가 실점을 해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석현준의 득점은 극적인 순간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남달랐다.

석현준은 올림픽 대표팀에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그는 당초 신태용(46) 감독이 수비 강화를 위해 수비수 홍정호(27ㆍ장쑤 쑤닝)를 와일드카드로 뽑으려 하면서 올림픽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행운이 따랐다. 홍정호의 전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가 홍정호의 대표팀 차출을 반대하면서 석현준은 마침내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만큼 석현준의 의욕도 충만했다. 석현준은 와일드카드로 함께 뽑힌 주장 장현수(25ㆍ광저우 R&F), 에이스 손흥민(24ㆍ토트넘 홋스퍼)과 달리 본진에 섞여 후배들과 함께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의욕만큼 상황이 따라주진 않았다.

석현준은 일찌감치 브라질에 도착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과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온 팀 이적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지난달 25일 이라크와 비공개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거친 플레이 탓에 늑골을 다쳐 한동안 정상적인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급기야 소속 클럽 포르투는 석현준을 터키 프로축구 쉬페르리그 트라브존스포르로 임대 이적시켰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석현준은 의외로 연일 맹활약하며 한국의 조 1위(1승1무)를 이끌고 있다. 그는 5일 피지전에서 2골을, 이날 독일전에서 1골을 기록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어서 2경기 연속 교체 선수로 출전했지만, 건강한 선수들보다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석현준은 경기 후 "동료들과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하자고 다짐했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신태용호는 오는 11일 '강호' 멕시코와 3차전을 치른다. 신태용호는 독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아쉽게 골을 허용하며 비긴 만큼 멕시코전에선 수비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신 감독은 "독일전에서 수비가 3실점을 했다. 수비 쪽에 힘을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공격 라인은 언제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기려고 하면 마지막 1분 남겨 놓고 질 수도 있다. 절대 비기려 하면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도 주문했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의 올림픽 8강 진출 여부는 멕시코전 승부를 통해 결정된다. 한국은 멕시코와 승무패 전적이 같지만, 골득실(한국 +8ㆍ멕시코 +4)에서 앞서 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승리할 경우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무승부만 거둬도 최소 조 2위를 확보, 8강에 오른다. 한국이 1승2무가 되면 멕시코에는 골득실에서 앞서고 피지에는 승점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2무를 기록 중인 독일이 최종전에서 피지에 9골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하면 한국은 독일도 제치고 조 1위가 된다. 반면 한국이 멕시코에 패한다면 8강행은 어려워진다. 그럴 경우 약체 피지가 독일을 물리쳐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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