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은정/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고생 골퍼' 성은정(17ㆍ영파여고)이 다시 한 번 세계 여자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성은정은 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필드의 롤링 그린 골프장(파71ㆍ6,259야드)에서 열린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매치플레이(36홀) 결승에서 비르지니아 엘레나 카르타(20ㆍ이탈리아)를 1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성은정은 한국 선수로는 지난 1998년 박지은(37)에 이어 18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달 24일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성은정은 미국 여자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같은 해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성은정은 USGA 주관 대회 매치플레이에서 총 25승4패의 높은 승률을 남겼다.
이날 성은정은 카르타와 힘겨운 승부를 벌였다. 카르타는 지난 5월 미국 대학 여자골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성은정과 카르타와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36번째 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성은정은 카르타에게 맹추격을 당하면서도 36번째 홀에서 12m 거리 롱퍼트를 버디로 마무리하는 침착함을 보였다.
성은정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홀을 내줄 경우 연장전에 끌려가게 되기 때문에 손에 부들부들 떨렸다"면서 "먼거리 퍼트라 홀에 붙여서 2퍼트로 끝내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들어갔다"고 우승하기까지 긴장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성은정은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힘들면서 재미도 있었던 2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돌아갈 수 있어서 좋다.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쓰며 기뻐했다.
성은정은 대학 농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성주일(49) 씨와 어머니 소경순(45) 씨로부터 큰 키(175cm)와 출중한 운동 능력을 물려받았다. 성은정은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야드 이상 된다. 이는 성인 투어를 기준으로 해도 최고 수준이다.
성은정은 아마추어로 한정할 때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적수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미 일부 방송사에선 그를 여자골프의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 남자골프의 타이거 우즈(41ㆍ미국)와 비교하고 있다. 우즈는 16세 때인 지난 1991년 US주니어 챔피언십과 US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석권했다. 남자골프에서는 우즈만이 이 기록을 갖고 있다.
성은정은 앞서 이번 대회 결승 진출로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성은정은 대회 우승을 통해 ANA 인스퍼레이션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등 내년 LPGA 투어 주요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모두 손에 넣었다.
한편 성은정은 만 18세가 되는 내년 11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는 2018년부터 본격적인 투어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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