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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성은정, 미국 골프 역사 새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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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성은정, 미국 골프 역사 새로 섰다

입력
2016.08.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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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성은정. KLPGA 제공
US여자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성은정. KLPGA 제공

한국 여자 골프 차세대 스타 성은정(17ㆍ영파여고)이 미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성은정은 미국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US여자 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같은 해에 우승한 선수가 됐다.

성은정은 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필드의 롤링 그린 골프장(파71ㆍ6,259야드)에서 열린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36홀 매치 플레이로 치른 결승에서 성은정은 비르지니아 엘레나 카르타(이탈리아)를 1홀차로 꺾었다.

지난달 24일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성은정은 미국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같은 해에 우승하는 진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USGA가 주관하는 전국 대회를 같은 해에 두번이나 우승한 사례는 두번 있었다. 한국계 펄 신과 유학생 송민영(제니퍼 송)이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선수권대회를 우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우승한 두 대회는 모두 나이 제한이 없는 성인 대회다.

성은정은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매치플레이에서 25승4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남겼다. 성은정은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세계 아마추어 여자 골프 최정상급 실력을 확인한 성은정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기량을 펼쳐보일 기회를 잡았다. 이 대회 결승 진출로 이미 내년 US여자오픈 출전권을 따낸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ANA 인스퍼레이션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등 LPGA투어 주요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성은정은 내년 11월이 돼야 프로 전향이 가능한 만18세가 되기에 일단 내년에는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한 채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5월 미국 대학 여자 골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강호 카르타를 맞아 성은정은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전반 한때는 2홀차로 뒤지기도 했다. 전반 18홀을 동점으로 마친 성은정은 후반 18홀에서는 주도권을 잡았지만 좀체 카르타의 추격을 떨쳐내지 못했다.

후반 18홀 경기 12번홀에서 카르타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15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카르타는 35번째홀에서 먼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1홀차로 성은정을 압박했다. 36번째홀에서 성은정은 무려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은정은 “홀을 내주면 연장전에 끌려가게 되기에 (긴장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면서 “먼거리 퍼트라 홀에 붙여서 2퍼트로 끝내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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