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메달을 목에 건 안바울.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남자 유도 66㎏급 세계 랭킹 1위 안바울(22ㆍ남양주시청)은 기대했던 금빛 메치기에 실패하자 잠시 충격에 휩싸인 듯 경기장에서 나오자마자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움켜쥐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다잡은 금메달을 놓친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 그의 나이는 겨우 22세. 경쟁자들을 잇달아 제압한 지금 기량이라면 4년 뒤 도쿄올림픽 금빛 전망은 '파란 불'이다.
안바울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남자부 66㎏급에서 세계 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빛 기운은 안바울을 외면했지만 앞으로 기대감을 부풀리기에는 충분했다.
안바울은 이번 대회에서 유도 대표팀 트레이너 조준호(28) 코치의 한을 풀었다. 최대 고비처인 4강에서 4년 전 조 코치에게 아픔을 안긴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연장 접전 끝에 유효승으로 꺾었다.
조 코치는 런던올림픽 당시 8강에서 에비누마에게 3-0 판정승을 거뒀지만 심판위원장이 심판들을 불러 모으더니 0-3으로 판정이 뒤집어졌다. 오심 논란 속에 허무하게 매트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획득한 조 코치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본인 대신 후배이자 제자가 설욕해주자 조 코치는 "에비누마는 워낙 강력한 선수"라며 "일본 유도를 이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안바울은 32강과 16강에서 2경기 연속 한판승을 거두며 현역 시절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린 최민호(36) 대표팀 코치를 연상시켰다. 최 코치는 한국 유도 경량급(60㎏급, 66㎏급)의 마지막 금메달 리스트다.
그 동안 한국 유도 경량급은 메달 밭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60㎏급 김재엽과 66㎏급 이경근의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 코치가 60㎏급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포함해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안바울이 8년 만의 금맥을 캐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최 코치의 뒤를 잇는 경량급 스타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안바울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4년 뒤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 올림픽에도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면서 "내가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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