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대표 후보 본선 전략]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상곤ㆍ이종걸ㆍ추미애 후보(기호순)가 27일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 결집에 본격 나섰다. 2강으로 꼽히던 송영길 후보의 탈락으로 판세가 예측 불허로 흐르는 가운데 세 후보는 자신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유일하게 원외 인사인 김상곤 후보는 원내와 원외를 아우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원내 운영은 현역 의원 중심으로 하더라도 당 운영의 큰 그림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등 원외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7일 “한쪽(추미애)은 친문, 다른 한쪽(이종걸)은 반문만 내세우는 상황이 내년 대선 후보 경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출마를 고민 중인 모든 대선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줄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김 후보가 거대 야당을 끌고 갈 강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공정한 관리자 이미지만 내세우면 스스로 존재감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종걸 후보는 야권 통합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호남의 반문 정서와 야권 통합에 대한 야권 지지자들의 바람을 한데 묶기 위해서는 국민의당 탈당파와도 두루 소통이 가능한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 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비노 진영을 최대한 결집시키고 야권 통합 정서를 활용해야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친노ㆍ친문 진영과 등을 돌리고서 과연 당선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는 연일 ‘강한 야당’을 내세우며 선명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지지 기반인 친노ㆍ친문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다. 그는 6일 더민주 권리당원이 주축인 ‘정권교체를 준비하는 당원모임’이 개최한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다음 대선에서는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의 공작 작업에 여러분이 메뚜기떼처럼 더 많이 덮어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당 탈당파를 복당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선동한 사람이 통합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당 관계자는 “추 후보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역할을 했던 전력을 지우고 친노ㆍ친문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 이미지를 꺼내 들었다”며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안정성을 높이길 바라는 많은 지지자들에게 강성 이미지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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