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심사의 대화 한 토막. A: How long will you be staying? B: I plan to stay a couple weeks this time. 그런데 갑자기 영사가 되묻는다. A: A couple of? 체류 기간을 묻는데 ‘두어 주’ ‘두세 주’로 대답했으니 심사관 입장에서는 ‘대충 대답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문제의 a couple vs. a couple of 어구의 혼동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Couple of’는 14세기쯤부터 쓰이기 시작했는데 of 없이 ‘a couple’ 형태는 최근 100여 년의 일이다. OED 사전을 보면 ‘We stayed a couple months in Italy’, ‘He bought it for a couple hundred’처럼 소개하고 이것은 ‘미국 구어’라고 표기한다. 현대 영어에서 미국만 ‘a couple’ 표현이 용인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국의 기록에서도 of 생략의 ‘a couple hours’ 같은 표기가 1831~1850년 사이 신문과 잡지에 다수 나온다.
아울러 ‘a couple’만으로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I need a couple MORE dollars’ 문장의 경우 ‘a couple of MORE’로 쓰지 않기 때문에 ‘a couple MORE’구조만 가능하다. 이런 용례는 193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용례가 미국인들만의 것은 아니나 영국에서는 ‘two’ 대신에 a couple of, a couple를 사용하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 특히 a couple만 쓰는 것은 비문법적으로 본다.
문법으로 보면 ‘a couple of’가 맞는 것이고 ‘a coupla’는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미국 권위의 Webster 사전에서는 구어체의 생략형 ‘a couple’은 nonstandard로 본다. 표준은 아니지만 개인과 취향에 따라 사용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a couple of=a few’이기 때문에 이력서나 공문 등 공식 문장을 쓸 때에는 ‘a couple of’ 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구의 의미가 ‘두어 명’ 혹은 ‘두세 명’처럼 두루뭉실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국 심사 때에는 ‘I plan to stay TWO weeks’처럼 정확한 숫자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We HAVE GOT two tickets’ 문장에서 ‘We’ve got’이 결국 ‘We got’으로 표기되면서 어느 것이 정통이냐 논란이 계속되는 것도 발음의 생략 문제로 귀결된다.
‘A couple of’ 어구가 생략형 ‘a couple’로 쓰이게 된 배경은 아무래도 발음의 이유가 가장 크다. ‘A dozen of’가 기본형인데 요즘에는 ‘a dozen times’ 용례가 흔해진 것도 발음상의 축약 생략 때문이다. 다만 ‘a cup coffee’, ‘a pint milk’, ‘a glass wine’, ‘a bottle beer’처럼 of를 생략했을 때의 발음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을 때는 용인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런 추세라면 발음상 용인만 된다면 숫자나 계량에서 생략형 표기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미 요리 recipe에서 ‘one cup water’나 ‘2 tablespoons flour’처럼 of가 생략 표기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좀 더 정확하길 원할 경우 couple 대신에 two를 쓰고 기타 계량 단위에서도 정확한 숫자를 쓰면 오해와 혼동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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