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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이번에는 공직자들에 ‘마약전쟁’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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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이번에는 공직자들에 ‘마약전쟁’화살

입력
2016.08.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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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강력한 마약사범 단속이 이뤄지는 가운데 7일 마닐라의 한 경찰서에서 한 외국인 마약매매 용의자가 조사를 받고 있다. 마닐라=EPA연합뉴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강력한 마약사범 단속이 이뤄지는 가운데 7일 마닐라의 한 경찰서에서 한 외국인 마약매매 용의자가 조사를 받고 있다. 마닐라=EPA연합뉴스

마약상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인권단체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공직자들을 향해 ‘마약전쟁’의 화살을 겨눴다.

7일 미 CNN과 현지언론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날 남부도시 다바오에서 불법마약 매매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판사, 정치인, 공무원, 경찰 등 150여명의 명단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들 공직자에게 24시간 안에 소속 기관장에게 혐의 사실을 보고하고 조사 및 처벌을 받도록 지시했으며, 만일 저항할 경우 체포는 물론 사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테르테는 명단공개에 이어진 연설에서 “범죄가 의심되는 공직자 가운데 개인적으로 잘 아는 인물도 있다”며 “직책과 업무에 관계없이 범죄가 확인되면 추방은 물론 빠짐없이 신상을 공개한다는 게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마약 매매 연루가 의심되는 공직자 중 일부는 이미 사직한 상태이지만 상당수가 현직에 머물러 있으며 일각에서는 무죄추징 원칙을 따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혐의인정을 요구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두테르테의 지나친 마약상 소탕 작전에 인권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두테르테 취임 이후 4일까지 공식적으로 524명이 경찰과 자경단에 의해 사살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5일 필리핀 중부 세부의 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 필리핀 미국 대사를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섞어가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두테르테는 “동성애자인 미 대사와 다툰 적이 있다”며 “그가 이곳저곳에서 떠들고 다니며 선거에 간섭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5월 대선 유세도중 교도소에서 수감자에게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골드버그 대사가 “여성을 폄하하고 성폭행을 경시하는 발언을 한다면 누구라도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두테르테를 우회해 비난한 바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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