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대양 항해훈련을 위한 ‘순항훈련전단’이 5년 만에 일본에 간다.
군 관계자는 7일 “내년에 임관하는 해사 4학년 생도들이 참가하는 순항훈련전단이 다음 달 5일 출항한다”면서 “일본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호주 싱가포르 등 12개 국을 거쳐 12월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순항훈련전단은 해사 생도와 해군 장병을 포함해 약 600명 규모다. 이들은 구축함인 충무공이순신함(4,400톤급)과 군수지원함 천지함(4,200톤급)에 올라 다음 달 8일 일본 도쿄에 기항해 3박4일간 머무를 예정이다. 기항 후에는 현지 해군부대를 방문하고 군 관계자를 함정에 초청하며 군사교류 활동에 나선다.
해군 순항훈련전단이 일본에 기항하는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한일관계가 냉각된 탓이다. 자연히 양국 해군의 교류협력도 중단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기점으로 양국간 군사협력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유독 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해군은 지난해 10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13년 만에 처음으로 구축함인 대조영함(4,400톤급)을 파견했고, 올해 3월에는 다케이 도모히사(武居智久) 일본 해상막료장(우리의 해군참모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정호섭 해군참모총장과 면담했다.
다만 해군은 “이번 일본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순항훈련전단 기항지가 해마다 바뀌는 만큼, 5년 만의 일본 기항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순항훈련전단의 항해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미주, 유럽 등 권역별로 정해지고 기항지도 매년 바뀐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일본에 기항하지 않은 것도 한일관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군은 1954년부터 해사 생도들의 항해 실습을 위해 순항훈련전단을 파견해왔다. 순항훈련전단에 속한 해사 생도들은 당직을 포함한 기본 근무수칙부터 첨단 무기체계 운용에 이르기까지 임관 후 수행할 항해 전 분야의 임무를 숙달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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