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홍성지 9단
<장면 1>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한ㆍ중ㆍ일과 대만 대표선수들이 전남 신안 영암 강진, ‘국수의 고향’ 3개 군을 순회하며 치른 ‘2016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서 한국이 단체대항전 2연패를 거뒀다. 또 페어전에선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5일 강진에서 열린 단체대항전 결승전에서 한국(이세돌, 박정환, 강동윤)은 중국(천야오예, 판팅위, 저우루이양)을 3대 0으로 완파했다. 페어전 결승에서는 한국의 이창호-오유진 페어가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셰이민 페어에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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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에서는 홍성지가 흑이다. 우하귀에서 6부터 11까지 기본정석 수순이 진행된 다음 박정환이 평범하게 12로 벌린 건 조금 의외다. 이 형태에서는 먼저 <참고1도> 1로 붙여서 2로 받도록 한 다음 3으로 벌리는 게 보통이다. 훗날 A로 젖혀 귀에서 사는 뒷맛이 남아서 백이 이득이라는 게 정설이다.
홍성지가 즉각 13으로 다가선 게 귀를 간접 보강하면서 A의 침입을 노리는 일석이조의 호착이다. 한데 박정환이 그제야 비로소 14로 붙였다. 수순이 조금 바뀌었지만 그래도 응수타진의 효과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은 흑이 15로 응수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백이 B로 움직이는 뒷맛이 남았다. 그렇다고 백이 당장 <참고2도>를 결행하는 건 무리다. 그래서 박정환이 16으로 한 칸 뛰어서 자기 진영을 먼저 정비하고 흑의 동태를 살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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