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리머니를 하는 김연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과 3~4위전에서 져 눈물을 흘렸던 김연경(28ㆍ터키 페네르바체)이 4년 만에 설욕에 성공하고 활짝 웃었다.
이정철(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9-25 25-15 25-17 25-21)로 역전승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배구계의 메시' 김연경이었다. 주장인 그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특히 김연경은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에서 잇따라 득점을 올리며 한국이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연경은 3세트 3-3 상황에서 강력한 직선 공격으로 일본 수비진의 허를 찔렀다. 그는 이후 대각 공격과 후위 공격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한국의 리드를 이끌었다.
베테랑 김연경은 4년 전 출전한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당시 메달 획득을 가로막은 상대는 다름아닌 일본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 후 "4년 전 일본과의 3~4위전 패배를 마침내 되갚았다"며 "그때는 눈물을 흘렸는데 오늘은 이렇게 웃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 올림픽 때는 정말 아쉬웠다. 그때 메달을 꼭 따고 싶었는데…"라면서 "그래서 이번 올림픽은 열심히 준비했다. 올림픽은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이겨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4년 전에는 의욕만 넘쳤다. 지금은 그때만큼의 의욕에다 경험까지 쌓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경은 "선후배들 모두 잘해줬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일본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리더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경기 중 득점을 올릴 때마다 의식적으로 파이팅 넘치는 표정과 행동을 하며 팀 사기를 한껏 북돋았다.
4년간 '절치부심(切齒腐心)'한 덕분일까. 김연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일본 언론은 자국의 패인을 김연경의 활약 탓이라고 봤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일본 여자배구가 '숙적' 한국과의 대결에서 완패했다"며 "일본은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2세트 이후 살아난 김연경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짚었다. 신문은 "김연경은 강렬한 스파이크와 블로킹을 선보였다. 3세트 접전 상황에서도 스파이크를 내리꽂았다"며 "일본은 4세트에서 이동 공격으로 한국의 빈틈을 노렸지만, 이 또한 김연경의 높은 블로킹에 막히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스포츠도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의 기세를 막지 못한 것이 오늘의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랭킹 9위 한국은 9일 오전 '강호' 러시아(4위)와 여자배구 A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 4년 만에 미소를 되찾은 김연경이 러시아전에선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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