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27)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전체 10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내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6조에서 3분45초63를 기록, 전체 50명 가운데 10위에 그쳤다. 남자 자유형 400m는 예선 전체 8위까지 결선에 진출한다. 마지막 조인 7조가 레이스를 하기 전까지 전체 5위였던 박태환은 7조가 레이스를 마친 뒤 순위가 10위까지 밀렸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박태환의 반응 속도는 0.64초로 6조 8명 중 가장 빨랐으며, 첫 50m 구간도 26초13으로 가장 먼저 돌았다. 하지만 100m 구간을 돌면서 54초74로 5위로 밀려났다. 이후 쑨양을 추격권 안에 두고 3, 4위를 유지했다. 박태환은 자신의 강점이었던 막판 스퍼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훈련량이 많지 않았던 박태환은 경쟁 선수들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이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고,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리우에선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던 세계랭킹 6위 기록(3분44초26)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박태환은 이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마지막 7조 경기 결과를 TV로 확인한 뒤 “떨어졌네요, 어찌해야 하나…”라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최선을 다했는데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고 오랜 기간 큰 경기를 못 뛴 것이 아무래도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면서 “기회를 어렵게 얻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레이스 운영에 대해서는 “나름 긴장을 해서 그런지 막판에 좀 처졌다”며 “(중국의) 쑨양에게 더 따라붙었어야 하는데 같이 스퍼트를 못 했다. 2년간 공백도 있었고 훈련 시간도 많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민망하다”면서 “지금 기분이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도핑 파문 등의 논란 끝에 겨우 리우 땅을 밟은 박태환은 첫 레이스부터 결선에 오르지 못하면서 남은 경기의 메달 전망도 어둡게 했다. 박태환은 9일 오전 1시44분 열리는 자유형 200m 예선에 나선다. 박태환은 이와 관련 “좀 더 스퍼트 있게 해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모든 분께 ‘어렵게 갔는데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해드리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선 미국의 코너 드와이어가 3분43초42를 기록,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맥 호튼(호주)이 3분43초84로 뒤를 이었으며, 박태환의 라이벌인 쑨양(중국)은 3분44초23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4위로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