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안 불안과 지카바이러스 등 갖은 우려 속에서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막을 올렸다.
스포츠 대축제인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막을 열고 16일간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206개 나라에서 1만1,0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28개 종목에서 금메달 306개를 놓고 경쟁한다.
‘새로운 세상(New World)’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리우 올림픽의 개막식은 대자연과 다양성, 환희 등 세 가지 테마로 4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 발리치가 총연출을 맡은 개회식 행사는 환경 보호와 평화 정신,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야자나무의 땅, 원주민이 살고 있던 브라질의 밀림이 불빛과 수백개의 고무밴드로 표현됐고, 공연 참가자들이 수백개의 고무밴드를 활용해 토착문화를 설명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성부터 원주민들의 생활, 유럽과 아프리카 사람들의 진출, 도시의 형성 등 브라질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이날 개회식은 최근 브라질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예산이 4년 전 런던올림픽 당시 사용됐던 예산의 10분의 1만으로 치러졌다. 특수효과는 없었지만 대자연과 다양성을 상징하는 이번 올림픽의 테마와 잘 어울렸다는 평을 받았다.

개막식 공연에 이어 올림픽 전통을 따라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의 선수단을 선두로 참가국 선수들이 등장하자 경기장은 이들을 환영하는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한국 선수단은 포르투갈 알파벳 순서에 따라 52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24개 종목에 선수 204명, 임원 129명 등 총 33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50명을 파견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 규모다. 펜싱 남자 국가대표 구본길(27ㆍ국민체육진흥공단)을 기수로 내세운 한국 선수단이 밝은 표정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부부가 손을 흔들며 이들을 반겼다.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식의 주인공은 브라질 마라토너 반데를레이 지 리마(47)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당시 마라톤 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결승점을 코앞에 둔 37㎞지점에서 아일랜드 출신 종말론 추종자의 방해로 금메달을 놓친 비운의 마라토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완주한 뒤 환한 미소와 밝은 표정을 보여줘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그의 손에서 점화된 성화는 16일간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환하게 밝히게 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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