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여자하키 대표팀이 첫 경기 상대인 뉴질랜드 전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개막식이 열린 6일(이하 한국시간) 선수촌에서 가벼운 러닝과 체력 훈련을 한 여자하키 대표팀은 7일 오후10시 벌어질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 중이다. 한진수 감독은 “뉴질랜드전 결과에 따라 상승세를 탈 수도. 무너질 수도 있다”며 “첫 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참가하는 여자하키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여자하키 대표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효자 종목으로 자리잡은 뒤 승승장구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아쉬운 4위에 그쳤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또 다시 은메달을 목에 걸며 강호의 면모를 발휘했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네 차례 연속 출전한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침체기에 빠졌다.
현재 여자하키 대표팀은 세계랭킹 9위. 하지만 올림픽을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 상태다. 최근 성적도 좋았다. 런던 올림픽에선 8위에 그쳤지만 2013년 세계 정상급 팀들이 참가하는 월드리그에서 3위에 올랐고, 이듬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탓에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세를 몰아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는 여자대표팀으로선 첫 경기인 뉴질랜드 전은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에는 12개 팀이 A, B조로 나눠 조별 6개 팀이 풀리그를 벌인 뒤 각 조 상위 4팀이 8강전을 겨루는데, 한국은 뉴질랜드ㆍ네덜란드ㆍ독일ㆍ중국ㆍ스페인과 A조에 속해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이지만 여자대표팀의 전략은 8강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최소 A조 2위 자리를 확보하는 것. 세계랭킹 1위 네덜란드가 A조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세계랭킹 4위인 강호 뉴질랜드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한 감독은 “뉴질랜드가 기술에서 다소 앞서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반드시 승리를 따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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