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집중수비 역이용ㆍ서브 공격이 관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패해 메달을 뺏겼던 일본과 ‘복수혈전’을 치른다. 세계랭킹에선 일본(5위)이 한국(9위)보다 높지만, 최근 전적과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을 꺾는다면, 목표인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높아진다.
6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나지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여자 배구 한일전의 키워드는 김연경(28ㆍ터키 페네르바체)이다. 일본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최우수선수(MVP)인 김연경을 막기 위한 집중 수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수비가 느슨해질 라이트 김희진(25ㆍIBK기업은행)과 센터 양효진(28ㆍ현대건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의 주역인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도 “일본의 조직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세터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은 다크호스를 공격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일본의 강점인 촘촘한 수비를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한국은 다양한 서브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기 쉽다. 일본의 또 다른 강점인 변칙 공격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일본의 주 공격수 나가오카 미유(25)에 대한 견제는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이현정 대표팀 전력분석관은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일본은 변칙 공격에 능한 팀”이라며 “나가오카에 대한 수비가 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전의 특성상 경기 외적인 분위기도 승패의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일본과의 통산 전적에서 49승86패로 뒤져있지만, 지난 5월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일본에 3대 1로 승리한 경험이 있어 선수들의 자신감이 높다. 리우 현지에서 벌인 이탈리아(세계 8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를 거두는 등 상승세다. 허리 통증 때문에 이탈리아와의 2차 평가전에서 뛰지 않았던 김연경도 일본전 출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연경은 이날 “1차전을 무조건 이기고 싶다”며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이번 한일전을 ‘주목할 경기’로 꼽았다. 한국이 속한 A조는 브라질(3위), 러시아(4위), 일본, 아르헨티나(12위), 카메룬(21위)으로 짜여있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1,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이번 경기가 A조 3위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같은 조에 속한 강팀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8강 자리를 두고 우리와 일본이 치열하게 겨룰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8일 러시아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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