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만의 실전 라운드 때문일까, 아니면 부상을 다 털어내지 못해서 일까. ‘골프 여제’ 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국내 대회에서 실전 라운드에 나선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첫날부터 어이없이 무너졌다.
박인비는 5일 제주 오라골프장(파72ㆍ6,45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쳐 하위권으로 밀렸다. 버디는 2개뿐이고 보기를 4개나 적어냈다. 이날 7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박성현(23ㆍ넵스)과는 9타 차이나 났다.
샷도 퍼팅도 박인비 답지 않았다. 박인비는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여자PGA챔피언십 이후 엄지 손가락 인대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두 달 가량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박인비도 샷과 실전 감각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아이언이나 쇼트게임에 날카로움이 떨어졌다”며 “버디 찬스를 거의 만들지 못했고 쇼트 퍼트 미스도 몇 번 나왔다”고 말했다. 통증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체적으로 통증 없이 경기를 치렀지만 서너번은 통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피니시 동작이 흐트러지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실제 박인비는 “부상 이후 그립을 단단하게 쥐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그러나 올림픽 전까지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오늘 세번 실수를 했다면 내일은 두번, 다음 주는 한번으로 줄이겠다”면서 “오늘 보완해야 할 점이 뭔지 확실하게 알았으니 남은 이틀 동안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에 참가했다. 첫날 성적이 실망스럽지만 실전 공백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8홀을 모두 소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박인비는 “오늘 결과만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선수가 늘 최고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가는 건 아니다”면서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