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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미래ㆍ일류’ 화두 던지다

입력
2016.08.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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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위 사진)과 체코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직접 살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위 사진)과 체코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직접 살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예상 깬 휴가철 해외 일정

격전지 유럽 3개국 강행군

“저성장 기조는 모두의 위기

미래 성장ㆍ일류 도약 기회로”

벤츠ㆍBMW 안방서 도전장

희수(喜壽ㆍ77세)를 지난 나이(78)에도 여름휴가 대신 현장을 선택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시장의 위기를 정면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현장’과 ‘품질’에 승부를 걸어 현대ㆍ기아자동차를 세계 5위로 끌어올린 정 회장은 이번엔 ‘미래’와 ‘일류’란 화두를 던졌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의 기아차 공장을 방문,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유럽 역시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모두의 난관”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어 “오히려 이러한 위기를 미래를 선점해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또 “현대차그룹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도 해외 사업장의 수익성 창출을 연구개발과 브랜드 제고 등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활용, 회사 전체 지속 성장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당초 재계에선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가 일제 휴가에 들어간 이번 주 정 회장이 자택에서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회장은 2년 전만 해도 1년에 최소 3회 이상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3월에 미국과 멕시코만 방문했고, 올해는 이번이 첫 출장일 정도로 해외 일정을 확 줄였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정 회장이 여름휴가철인 8월 찾은 현장은 모두 미국이었다.

정 회장이 1년 5개월 만의 현장 경영을 유럽에서 재개한 것은 시장이 불확실하지만 유럽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반기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9.1%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시아 중동 브라질 러시아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도 성장이 둔화해 유럽은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유럽 시장은 현대차가 일류 자동차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일류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더 이상 승부를 피할 수도 없다.

정 회장은 유럽에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다음달 출시하는 기아차 ‘K5 스포츠왜건’을 비롯해 현지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전면에 세우기로 했다.

정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뒤 3일 현지 현대차 공장과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에 이어 4일에는 체코 노소비체의 현대차 공장도 점검했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에서는 타협하지 않는 정 회장의 휴가철 해외 현장경영 강행군은 임직원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가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지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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