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같은 여성 육상선수’ 캐스터 세메냐(25ㆍ남아프리카공화국)가 리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또 한 번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세메냐 같이 성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선수들이 6~12명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림픽 기간 내내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다.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육상계는 세메냐가 이번 올림픽에서 33년 묵은 여자 800m 세계 기록(1분 53초 28)을 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800m를 1분 55초 33에 주파하며 2008년 이후 최고 기록을 수립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세계 기록을 이렇게 오래 바꾸지 못한 종목은 여자 800m뿐이다.
또 라이벌이자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리아 사비노바(31ㆍ러시아)가 올림픽에 불참하면서 세메냐의 금메달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문제는 세메냐가 세계 기록을 깨거나 금메달을 차지하면 또다시 성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세메냐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특성을 모두 지닌 ‘양성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냐는 외형상 여성이며,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여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신체 내부적으로는 자궁과 난소가 없고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을 생성하는 고환이 있어 일반 여성 3배 수준의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얼굴이나 목소리, 달리는 주법도 남성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남아공 동료 여자 선수와 결혼도 했다.
게다가 성별 논란의 선수들이 세메냐 외에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림픽 여자 800m 출전 선수 중 3명이 간성(intersex)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고, 국제 육상연맹(IAAF)은 “여성이지만 온전히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가진 선수들이 리우 올림픽에 6~12명이 뛴다”고 밝혔다.
신재현 인턴기자 (이화여대 경제학과 3)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