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횡령 등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던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항공료와 보좌진 인건비 횡령 등 혐의로 고발당한 정 전 감독과 서울시향 재무담당자 이모(48)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사회정상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2월 정 전 감독이 매니저의 항공권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실제 탑승하지도 않았는데도 항공료를 청구하는 등 5,500만원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은 “매니저용 항공권은 당초 계약서에 매니저 역할을 설명하는 규정이 없고 가족이 해당 역할을 대신해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공료 허위 청구 의혹도 “서울시향에 항공료를 청구할 때 정 전 감독이 탑승하지 않아 취소된 항공권을 실수로 붙였다”는 실무자의 진술을 확보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정 전 감독이 유럽 주재 보좌역 인건비를 부당 청구했다는 고발 내용 역시 “계약서에 ‘유럽 보좌역을 두고 비용은 서울시향에서 보전해 준다’고 명시돼 있어 위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전 감독과 함께 고발된 재무담당자 이씨는 계약서에 없는 숙박료 3,900여만원을 무단 지급한 혐의를 받았으나 조사 결과 숙박료는 서울시향 내부 논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결재해 정상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1년 6개월 동안 면밀히 조사했지만 형사입건이 가능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전 감독은 현재 박현정(5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 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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