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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현대상선 주가 이틀 연속 폭락 주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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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현대상선 주가 이틀 연속 폭락 주범은?

입력
2016.08.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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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발행 눈속임 공시탓” 비난에

산은 측은 “공매도가 원인” 공방

현대상선이 5일 유상증자 신주 상장을 통해 40년 만에 현대그룹을 떠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로 새 출발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로비 조형물의 모습. 뉴시스
현대상선이 5일 유상증자 신주 상장을 통해 40년 만에 현대그룹을 떠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로 새 출발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로비 조형물의 모습. 뉴시스

막바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주가 폭락을 두고 금융권에서 책임 공방이 뜨겁다. 갑작스런 전환사채(CB) 발행 결정이 원인이란 비난이 높아지자,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현대상선 측은 “공매도가 원인”이라며 화살을 돌리고 있다.

4일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 27.92% 폭락에 이어, 7.07% 더 떨어지며 7,100원까지 내려앉았다. 5일 유상증자 신주(약 1억5,000만주) 상장을 앞둔 데다, CB 발행 소식까지 겹치면서 연 이틀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채권단과 현대상선의 ‘눈속임’을 비난한다. 지난 2일 장 마감 후 현대상선은 “산은과 우리ㆍ농협ㆍ국민은행 등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CB는 일정 기간 뒤 채권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로, 현대상선 CB의 전환가액은 유상증자 공모가와 같은 주당 9,530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난달 현대상선 유상증자 때 총 410억원을 청약한 것으로 알려진 개인 투자자들은 10여일 만에 주가가 공모가 보다 25.5% 빠지며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CB 발행은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 청약 전에 투자자에게 명확하게 공시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상선은 CB발행을 미리 알렸다는 입장이다. 비록 수십쪽 서류 중 일부분이지만 애초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5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전환사채 발행을 가결, 기존 대주주에 대한 감자절차가 완료되는 시점에 전환사채 2,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이번 CB는 1년 후 전환가능 조건이어서 발행 자체가 현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유상증자 신주 상장으로 주가가 내려갈 것을 점친 외국인 등이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추후 되사서 갚는 투자방식)가 폭락의 주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현대상선 주식 공매도 거래 물량은 지난달 27일 1만109주에서 지난 2일 15만5,655주로 급격하게 늘었고, 특히 CB발행 공시 직전이던 2일엔 전날(5만5,078주)의 3배 가까이 뛰었다. 최근 5일간(7월28일~8월2일) 총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 비중은 23%나 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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