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2차 합동연설회, 계파 책임 공방은 여전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2차 권역별 합동연설회에서는 계파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불을 뿜었다.
비박계 정병국 후보는 “대통령의 눈을 흐리고, 계파 패권에 기댄 몇몇 사람들은 반드시책임지고 전면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계파해체는 혁신과 정권재창출의 전제조건이고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명령한 것은 싸우지 말고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수권정당이 되라는 것”이라며 무계파인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범친박계인 이주영 후보는 “우리 당에 진짜 중요한 것은 혁신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이라며 “지금 우리가 계파 패권주의에 기대서 ‘후보 단일화’ 할 때인가”라고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후보간 단일화 추진 움직임을 비판했다. 친박 핵심 이정현 후보는 “호남 출신인 저를 보수정당 대표로 뽑아주면 새누리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뀐다”고 호소했다. ‘원조 친박’ 한선교 후보는 “아무리 국민들에게 야단 맞아도 변하지 않는 새누리당을 한 번 확 바꿔보자”고 말했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당 대표 후보들이 일제히 4ㆍ13 총선에서 ‘불모지’ 호남에서 당선된 경쟁 주자 이정현 후보를 칭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주영 후보는 “호남에서의 값진 2석에 경의의 큰 절을 올린다”고, 정병국 후보는 “우리 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3선 고지를 밟으신 이정현 의원님께 큰 박수를 부탁 드린다”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호남에서 새 역사를 만들어낸 이정현, 정운천 의원님 정말 수고하셨다”라고 말했다. 한선교 후보도 “이정현 후보는 호남에서 주인이 되지만, 저 같은 서울 놈들은 어디 가서 한 번 세도 못 편다”라며 “남는 이 만큼만 저 좀 찍어주시라”고 말했다. 홈 그라운드에 선 이 후보는 “탯줄을 어디에 묻었느냐가 인사의 기준이 된다면 그게 정상적인 나라겠느냐”며 지역주의를 넘어선 ‘탕평 인사’를 약속했다.
전주=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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