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법원행정처 고위간부
엘리트 코스 거치며 좋은 평판
대법, 사직처리 보류 “징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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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전ㆍ현직 판검사들의 잇따른 비리로 법조인들이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현직 부장판사의 성매매 사실까지 알려지자 대법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법원행정처 고위간부인 S(45) 부장판사를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S 판사는 2일 오후 11시쯤 역삼동의 D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고 나오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현장에는 S 판사와 40대 성매매 여성 한 명이 함께 있었으며, 두 사람 모두 성매매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 조사결과 S 판사는 이날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만취 상태에서 성매매 홍보전단지를 보고 오피스텔을 찾았으며, 성매매 대가로 2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3시간 가량 조사를 마친 뒤 S 판사를 귀가 조치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S 판사가 성매매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구속 사안도 아닌 만큼 추가 조사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던 S 판사는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현직 판사라고 털어놓았다. 이날 단속은 수서서와 송파서, 강남서 등 강남 지역 3개 경찰서가 연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성매매 우려 오피스텔에 대한 합동점검 과정에서 이뤄졌다.

법원 내에서는 엘리트 코스를 거치면서 좋은 평판을 받아 온 S 판사가 성매매 혐의로 적발됐다는 소식에 충격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S 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법원행정처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현재는 사법행정과 관련한 주요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S 판사는 3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대법원에 사의를 표명했다. 대법원은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경위 파악 후 엄중하게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S 판사가 이달 3일과 10일 휴가를 냈는데 휴가를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업무 연관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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