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수정한 세종시민헌장탑
연기군민헌장탑으로 복원키로
세종시가 연기군민헌장탑을 세종시민헌장탑으로 수정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일자 다시 복원하는 등 졸속행정으로 수천만원을 낭비하게 됐다.
3일 시에 따르면 유한식 전 시장이 세종시민헌장탑으로 수정했던 연기군민헌장탑을 원상태로 복원키로 했다. 이는 시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결과 군민헌장탑을 복원해야 한다는 시민이 가장 많은데 따른 것이다.
시는‘세종시’출범 1년여 만인 2013년 9월 1,500여만원을 들여 연기군민헌장탑을 세종시민헌장탑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하지만 시민헌장탑이 설치 의미와 명칭, 내용이 부적절해‘껍데기 상징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군민헌장탑은 1993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5,000만원에 군 예산을 더해 건립됐다. 헌장탑 중앙 우뚝 솟은 부분은 중심지였던 조치원을, 옆 날개 기둥은 당시 군 관내 7개 면을 상징했다. 중앙 앞면에는 연기군을 상징하는 제비와 복숭아꽃, 향나무, 복숭아 등의 문양이 새겨졌다.
하지만 현재 세종시 관내 읍ㆍ면동은 14곳으로 크게 늘었다. 시를 상징하는 새는 ‘파랑새’로, 나무는 ‘소나무’로 바뀌어 시민헌장탑으로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일었다. 상징물의 조형적 의미와 작가명 등이 새겨진 ‘건립취지문’은 아예 철거되기도 했다. 급기야 군민헌장탑을 만든 작가는 “시민헌장탑은 설치 당시 의미와 달라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다.
시는 이런 비판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 7월 11일부터 22일까지 시민 1,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전체의 40.0%(409명)가 복원에 찬성한 반면 반대는 22.8%(234명)으로 나왔다. 시는 조사결과에 따라 1,500여만원을 들여 시민헌장탑을 군민헌장탑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시가 멀쩡한 군민헌장탑을 시민헌장탑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원상 복원하는 졸속행정으로 행정력은 물론 3,000여만원의 혈세를 낭비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전임 시장 시절 시민헌장을 제정ㆍ공포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군민헌장탑을 복원할 계획이지만 시민헌장탑 건립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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