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명으로부터 54억원을 가로챈 역대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됐다. 총책 등에게 범죄단체조직죄가 첫 적용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부장 김영익)는 사기ㆍ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78명을 검거해 총책 박모(44)씨 등 44명을 구속기소하고 3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범죄단체조직ㆍ활동죄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만 박씨 등 54명이다.
박씨 등은 2013년 말부터 인천 등지에 금융기관을 사칭한 콜센터 11곳을 설치해 두고 지난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 신용등급이 낮은 3,078명에게서 54억7,373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신용등급을 올려 저리로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신용관리비 명목으로 피해자 1인당 100만∼3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대다수는 형편이 어려워 조직이 권유하는 대부업체로부터 높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이 돈을 마련해 고스란히 빼앗겼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은 조직원과 피해자 수, 피해 규모, 콜센터 수, 기소ㆍ구속자 등 그 동안 적발된 조직 중 최대 규모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신원이 확인된 나머지 가담자 30여 명의 행방을 좇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압수한 1억1,300만원 외에 추징보전 조치와 은닉 재산 추적 등을 통해 범죄수익금 추가 환수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안산지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로 재판에 넘긴 적은 다른 지역에서 있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를 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한 사실을 밝혀내 범죄단체 조직죄를 의율한 것은 전국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