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홍채 인식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맞수 애플의 본진인 미국 뉴욕에서 신형 아이폰보다 한 달 먼저 갤럭시노트7을 선보이며 하반기 스마트폰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해머스타인 볼룸에서 전 세계 취재진과 협력사 관계자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공개했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가 2011년 5인치대 대화면에 전용 펜인 ‘S펜’을 탑재해 내놓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여섯 번째 제품이다. 갤럭시노트6라는 이름이 붙어야 하지만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갤럭시노트7으로 명명됐다.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신제품을 소개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노트7은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사용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노트7은 화면이 큰 데다 각종 신기능으로 무장한 만큼 100만원 안팎에서 출고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부터 전 세계 순차 출시되며, 국내에선 6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예약 판매가 시작된다.
‘눈으로 잠금 해제’ 홍채인식 탑재
갤럭시노트7은 제품 디자인부터 세부 사양까지 진일보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홍채인식’이다. 눈 속의 홍채를 통해 이용자를 알아보는 홍채인식은 지문, 얼굴, 음성 등 다른 생체 정보를 활용한 기술보다 정확성이 높고 보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갤럭시노트7에는 홍채인식을 활용해 각종 웹사이트 로그인이나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삼성패스’도 새롭게 탑재됐다. 삼성패스를 이용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생성기(OTP), 보안카드 등이 없어도 홍채인식만으로 본인임을 바로 인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뿐 아니라 미국 주요 은행들과 삼성패스 도입을 협의 중이다.
개인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보안 폴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이용자는 문서, 사진 등 각종 데이터와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를 보안 폴더에 따로 분리해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저장된 데이터는 홍채, 지문 또는 비밀번호와 같은 잠금장치를 여러 차례 해제해야만 접근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잠금 상태가 아니더라도 이 폴더만큼은 안전하게 보호된다.
세심한 기능 추가된 만능 S펜
갤럭시노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S펜의 성능은 한층 향상됐다. 새 S펜은 펜 끝의 지름이 0.7㎜로 갤럭시노트5(1.6㎜) 때보다 1㎜ 가까이 줄고, 손의 압력도 보다 세밀하게 인식할 수 있어 실제 펜을 사용할 때와 같은 필기감을 준다. 갤럭시S7에 넣어 호평을 받은 방수ㆍ방진 기능은 갤럭시노트7뿐 아니라 S펜에도 도입됐다. 비가 오거나 물 속에 있어도 자유롭게 필기할 수 있다.
글이나 이미지 속 단어에 S펜을 갖다 대면 원하는 언어로 바로 번역해 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화면 가까이에 S펜을 가져갈 경우 글자가 확대되는 돋보기 기능도 제공된다. 동영상에서 일정 구간을 S펜으로 선택하면 그 부분만 움직이는 이미지로 저장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스마트폰에서 S펜을 뽑았을 때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바로 띄워 주거나,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펜을 꺼내 드는 즉시 메모할 수 있는 기능들도 더해졌다.
앞뒤 엣지 적용… USB 단자는 바뀌어
갤럭시노트7은 디스플레이 양 옆뿐 아니라 뒷면까지 전부 둥글게 흐르는 엣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겉보기에 유려하고 손에 쥐었을 때 느낌 역시 더 편해졌다. 금속 소재로 몸 전체를 감싸고 코닝사의 최신 강화유리(고릴라 글래스 5)를 덮었다. 용량은 64기가바이트(GB) 한 가지지만 마이크로SD 카드를 끼워 최대 256GB까지 늘릴 수 있다. 제품 색상은 금색, 은색, 파란색, 검은색 네 가지로 출시된다.
USB 단자는 기존 갤럭시 제품과 달리 ‘타입-C’를 지원한다. 현재 갤럭시 이용자들이 쓰고 있는 USB 선(케이블) 등이 갤럭시노트7와는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 G5 등에 적용된 타입-C는 상하 구분이 없어 어느 방향으로나 끼워도 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더 빨라 업계에서 속속 도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에는 갤럭시S7에 처음 적용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듀얼 픽셀이란 두 개의 픽셀에 이미지를 담아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하는 HDR 기술이 적용돼 동영상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현재 시각과 부재중 전화, 메시지 수신 여부 등을 표시해 주는 기능(Always On Display)도 강화됐다. 또 다양한 앱의 알림을 표시해 주고, 알림을 두 번 빠르게 클릭하면 해당 앱을 바로 실행해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다. 현재 재생 중인 곡 정보 확인과 재생, 정지도 가능하다.
클라우드ㆍVR 등 모바일 경험 확장
갤럭시노트7은 기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생태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본 탑재된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사진, 동영상과 같은 데이터는 물론 앱, 연락처, 휴대폰 설정 내용, 배경화면 등을 삼성전자 서버에 저장해뒀다가 원할 때 스마트폰에 불러올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에게 클라우드 저장공간 15GB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갤럭시노트7을 위한 가상현실(VR) 기기 ‘기어 VR’가 새롭게 출시된다. 새 기어 VR는 시야각이 기존 96도에서 101도로 확대돼 몰입감이 더 커졌다. 여기에 두 가지 종류(타입-C, 마이크로 타입)의 USB 단자를 넣어 게임기 등 외부 기기와도 연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전용 액세서리인 추가 배터리 ‘백팩’ 등도 선보인다. 스마트폰 뒷면에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3,100밀리암페어(mAh) 용량의 백팩은 용량이 큰 데다 방수ㆍ방진을 지원해 물기가 있는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뉴욕=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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