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전통적으로 후반기에 강해 ‘여름 타이거즈’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팀이다.
올 시즌에도 약체로 분류됐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4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2일 광주 한화전은 최근 KIA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이날 KIA는 8-9로 패색이 짙은 9회말 바뀐 한화의 마무리 파비오 카스티요를 상대로 브렛 필, 나지완, 이범호의 3연속 안타로 간단하게 동점에 성공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2사 만루까지 변해 더 이상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박찬호의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10-9로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최근 7연승의 상승세로 5위 SK와 승차도 1경기로 벌렸다. 1회초에도 KIA는 한화에 먼저 4점을 내 주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나선 1회말 반격에서 6점을 몰아쳐 대역전승을 예고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LG를 12-1로 대파했다. 데이비드 허프(32ㆍLG)는 1-0으로 앞선 3회말 자멸한 내야 수비로 8점을 내 주고 무너졌다. 1사 2루에서 두산 류지혁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LG 손주인은 2루 주자 김재호가 3루를 지나 홈으로 뛰는 걸 확인하고 3루수에게 송구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LG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는 포수에게 송구하는 대신 무리해서 본인이 쫓아가다 김재호를 홈에서 살려줬다. 양상문 LG 감독이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지만, LG 포수 박재욱이 홈플레이트를 막아선 것으로 확인돼 올해부터 적용한 ‘홈 충돌 방지규정’에 따라 김재호의 득점이 인정됐다. 흔들린 허프는 1사 1ㆍ3루에서는 정수빈의 땅볼을 잡아놓고 홈과 병살 시도 사이에서 망설이다 어디에도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이후 포수 박재욱의 패스트볼까지 이어졌고, 두산은 계속해서 두들겨 8점을 얻었다. LG는 3회말에만 실책 3개를 범했고, 허프는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지난 9월 22일 부산 롯데전 이후 화요일 17연승 행진을 벌여 종전 기록인 삼성의 수요일 16연승(1985년 4월 17일~9월 11일)을 넘어 특정 요일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고 역대 23번째 4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두산 역대로 왼손 투수가 4년 연속 10승을 넘긴 건 유희관이 처음이다.
인천 SK-삼성전, 창원 NC-kt전, 부산 롯데-넥센전은 비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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