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으로 향하던 일가족 5명이 탄 차량이 길에 서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 받아 4명이 숨졌다.
2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5분쯤 부산 남구의 한 주유소 앞 교차로에서 일가족 5명이 탄 싼타페(SUV) 차량이 좌회전한 뒤 3차로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 차량 왼쪽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싼타페 뒷좌석에 타고 있던 한모(33)씨와 한씨의 어머니 박모(60)씨, 생후 3개월과 세살인 한씨의 두 아들이 숨졌다. 운전자인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 한모(64)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고가 차체 결함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싼타페 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하기 300ｍ 전 차체 결함을 짐작할 수 있는 운전자 한씨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한씨는 병원 치료 중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 속 차량이 급가속하는 부분 등은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운전자 진술과 달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으로도 불 수 있다”며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아니지만 불법 주정차 때문에 차로가 좁아져 충돌을 피하기 힘들었고, 유아를 카시트에 태우지 않아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시에 살고 있는 숨진 한씨는 두 아이를 데리고 최근 부산 남구에 있는 친정에 왔다가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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