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의 성공조건] 1.한국식 접대, 틀을 깨자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교수

“김영란법의 성공 열쇠는 규제 철폐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오정근(사진) 건국대 금융IT학부 교수는 2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하루 빨리 안착할 수 있는 해법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김영란법의 핵심인 접대 문화 개선은 규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허가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오 교수는 “규제 철폐가 동반되지 않으면 부정적인 접대 문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김영란법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현재 갑론을박이 한창인 적용 대상과 상한액 조정 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으로 법률 시행이 기정사실화한 만큼 김영란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오 교수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된 접대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돈과 인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이상한 접대 만능주의가 뿌리 깊다”며 “김영란법이 성공하기 위해선 이런 사회적 인식도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이 처음 시도되는 만큼 우리 사회도 이에 적응할 ‘숨고르기’ 시간이 필요하단 의견을 내놨다. 그렇지 않을 경우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김영란법 시행이 오히려 적지 않은 부작용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랫동안 관행처럼 내려왔던 접대 문화 전체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사회적 혼란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9월부터 적용될 김영란법의 세부 시행령에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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