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찾기 위해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섰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부터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의 현대ㆍ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며 유럽지역의 판매 현황과 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이 직접 유럽으로 떠난 것은 세계 자동차시장의 저성장 기조 속에 유럽 시장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은 1,598만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년 대비 9.5% 증가해 중국(8.2%), 인도(8.5%)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브렉시트 이후 유럽 시장의 소비 위축,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금융불안과 실업률 증가 등 위험 요인이 늘어나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세밀한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정 회장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2년 3월, 유럽 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하락세를 보였던 2013년과 2014년 등 전환기 마다 직접 현지를 방문해 대응책을 모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우선 유럽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49만1,000여 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2.3%나 성장했다. 이는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9.1%)보다 높은 수치다. 정 회장은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시장은 하반기 불안요인이 커지고 업체간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경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롭게 유럽 시장에 투입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품질을 살피고 SUV를 주축으로 한 판매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신형 스포티지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현대차 체코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투싼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연간 자동차 생산 규모를 슬로바키아 33만5,000대, 체코 35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정 회장은 자신의 경영 철학인 ‘품질주의’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하이브리드 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브랜드 파워를 높여 사상 최대인 89만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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