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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개도국 올림픽 개최 더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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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개도국 올림픽 개최 더이상 없다”

입력
2016.08.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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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리우 불안감에 입장 변화”

인도-아프리카 등 개최 어려울 듯

2020년 대회도 터키 아닌 일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지난 1일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리우=EPA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지난 1일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리우=EPA연합뉴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당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이 국제 무대에서 그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했다. 근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개최되는 리우 올림픽에 거는 브라질 국민과 IOC의 기대는 남달랐다. 실제 브라질은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릴 정도의 대국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고, 브라질 경제는 세계 5대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는 수십년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았고 정치권은 스캔들로 얼룩졌다. 고질적인 치안 문제와 열악한 보건 및 위생 상태는 7년간 달라지지 않았다.

리우 올림픽 개막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ㆍ사고에 IOC가 최후통첩을 날렸다. IOC가 “향후 조금이라도 불안정한 조짐을 보이는 도시에서는 올림픽 개최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IOC의 이런 방침은 리우올림픽 준비에 대한 심각한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더욱 광범위한 도시들에서 올림픽을 치른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크게 후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가 지적했다. 남미 첫 올림픽 개최도시인 리우는 IOC의 더욱 모험적인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거꾸로 개도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에 대한 주의 사례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2일 리우올림픽 윈드서핑과 요트경기가 열릴 구아나바라 만에 쓰레기 떠있는 장면. 리우=EPA연합뉴스
지난 2일 리우올림픽 윈드서핑과 요트경기가 열릴 구아나바라 만에 쓰레기 떠있는 장면. 리우=EPA연합뉴스

사실 올림픽은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필요한 대회라는 견해가 많았다. 경기장 건설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엄청난 돈이 투자되지만 그 이상 많은 것을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사상 첫 번째 개도국에서 열린 대회는 1988년 서울이라는 게 정설이다. 가수 코리아나의 목소리로 공식 주제가 ‘손에 손 잡고’가 잠실주경기장에 울려 퍼질 때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이 냉전과 갈등을 뛰어넘어 스포츠로 하나되는 가슴 뭉클한 장면을 연출했다. 서울은 올림픽 유치와 준비, 개최를 통해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국내적으로도 온 국민이 성공 개최를 위해 한 마음으로 시민의식을 고취시켰다.

2016년 리우는 1988년 서울에 비하면 거대한 영토와 인구, 풍부한 지하자원 등 천혜의 인프라를 갖춘 축복받은 땅이다. 2009년 대회 유치 당시와 지금의 브라질 상황이 너무나 극적으로 반전된 데 대해 IOC 최장수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위원은 “교훈은 7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WSJ는 IOC 위원과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제 IOC가 아프리카나 인도에서 올림픽을 치르려던 꿈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출신 게르하르트 하이베르크 IOC 위원은 “리우는 우리가 지금까지 직면한 최대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향후 대회 개최지는 “성공한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OC는 리우 올림픽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이미 마음을 굳힌 듯하다.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터키 이스탄불이 아닌 도쿄를 선정했고,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대신 베이징의 손을 들어줬다. 또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는 로마나 부다페스트보다 파리와 로스앤젤레스가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리우=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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