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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 전패 한국 천적 ‘오노’.. 이번엔 넘긴다

입력
2016.08.0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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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탐낸 동포 3세 안창림

세계 1위가 오노에게만 힘 못 써

“넘을 수 없는 벽이라 생각 안 해

일본에게 절대 지고 싶지 않다”

남자유도 73㎏급 안창림(수원시청). 연합뉴스
남자유도 73㎏급 안창림(수원시청). 연합뉴스

일본은 유도 종주국이다. 지금이야 과거와 같은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지만 자존심과 자부심만은 여전히 강하다. 그런 일본 유도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귀화를 추진했던 재일교포 선수가 있다. 안창림(22ㆍ수원시청)이다.

재일동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에서 가라데 도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유도를 배웠다. 실력은 나날이 늘어 일본의 유도 명문 쓰쿠바대학교 2학년인 2013년 10월 전일본 학생선수권대회 73㎏급에서 우승했다. 일본대표팀으로부터 귀화 요청을 받았다. 다분히 2016 리우 올림픽을 바라본 포석이었다. 하지만 안창림의 선택은 할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이었다.

태극마크를 향한 열정 때문에 2014년 2월 용인대에 편입한 안창림은 일본에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에 한국식 ‘공격 유도’를 보태며 일취월장했다. 안창림은 2014년 3월 처음 대한민국 대표팀에 뽑혔고, 그해 6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우승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기회까지 따냈지만 2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안창림은 2014년 12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자신의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11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 리우 올림픽 ‘금빛 후보’로 인정을 받았다.

안창림은 일본에서 유도를 시작했지만, 한국에 온 뒤 자신의 유도를 완성해가고 있다. 그는 “일본이 기술 훈련 위주라면 한국은 체력 훈련을 앞세운다. 훈련 내용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지만 체력 훈련의 중요성을 한국에 와서 잘 알게 됐다. 내 유도 인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노 쇼헤이(일본), 오노 쇼헤이 인스타그램 캡처
오노 쇼헤이(일본), 오노 쇼헤이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 1위 안창림은 단연 리우올림픽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천적은 있다. 유독 일본의 오노 쇼헤이(24)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안창림은 2014년 도쿄 그랜드슬램 8강전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준결승과 그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도 오노에게 졌다. 안창림은 올해 2월 뒤셀도르프 그랑프리에서 오노와 다시 만났지만, 경기 시작 1분27초 만에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내줬고, 그 뒤로 반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했다. 역대 전적 4전 전패다. 이 때문에 안창림의 머릿속은 ‘오노 뛰어넘기’뿐이다.

오노는 밭다리후리기와 허벅다리걸기 등 다리 기술이 좋은 데다 힘도 강하다. 그는 세계선수권 남자 73㎏급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2013년ㆍ2015년)을 차지한 일본의 간판스타다. 13차례 국제대회에서 총 56경기를 치르면서 49승을 따내 승률이 87.50%에 이른다. 패배는 7경기 밖에 없고, 56경기 가운데 36경기(64.29%)를 한판승으로 끝냈다. 승률만 비교하면 안창림이 66차례 경기에서 59승을 거둬 89.39%로 오노를 조금 앞서지만 한판승 비율에서는 안창림이 57.58%로 다소 뒤진다.

때문에 이번 리우 올림픽의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 4전 전패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면 진짜 징크스가 될 수 있다. 안창림은 리우 올림픽에서 오노와의 결전을 대비해 기습적인 오른쪽 업어치기 등 새로운 전술도 준비했다. 안창림은 “오노 쇼헤이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일본에게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남자 73㎏급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원희가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명맥이 끊긴 체급이다. 안창림이 오노 쇼헤이 징크스를 깰 수 있다면 12년 한도 풀 수 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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