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일 정부를 대표해 지난 400년 간에 걸친 정복과 식민화와 관련해 원주민들에게 사죄했다. 대만 총통이 과거의 차별적 행위를 사죄한 것은 역사상 최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원주민 대표들을 초청한 ‘원주민의 날’ 행사에서 “우리 스스로를 한 민족의 국가라 선언하려면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정부는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해야 한다”며 “지난 400년 동안 여러분이 받았던 고통과 불공평한 대우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과거 원주민들이 받은 부당한 대우를 조사할 ‘정의와 역사정의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접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또 원주민 자치 확립과 전통문화의 계승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부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파이완(排灣)족 혈통인 차이 총통은 취임식에서도 원주민의 권익 향상을 약속한 바 있다.
대만에서 원주민이란 주로 동부, 중부 고산지대와 남부 지방, 동부 도서지역에 산재해 있는 16개 부족을 일컫는다. 전체 인구비중은 2% 정도다. 17세기 타이완섬을 식민지로 장악한 네덜란드가 본토인들을 노동자로 부리기 위해 대거 들여올 때까지 타이완에는 소수의 원주민들이 거주했다. 청나라 때 군벌인 정성공이 네덜란드를 몰아낸 데 이어 청나라 조정이 직접 통치했고, 이후 일본제국과 장제스(蔣介石)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가 원주민들을 탄압하면서 현재는 극소수만이 기존의 생활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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