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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픽스 먹으면 담배 끊는다고?

입력
2016.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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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면 독성 증가해 부작용 발생 ↑

지병 등 개인상태 맞춰 처방해야 효과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 사이에 금연치료제 ‘챔픽스’가 인기다. 하지만 부작용이 수반되는 전문의약품이어서 의사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 사이에 금연치료제 ‘챔픽스’가 인기다. 하지만 부작용이 수반되는 전문의약품이어서 의사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챔픽스 먹으면 담배 끊을 수 있대.” “정말. 그럼 나도 먹어야겠다.” 금연을 고민하고 있는 애연가들 사이에 금연치료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가 인기다. 금단현상을 줄이고, 담배를 피웠을 때 담배 맛을 줄이는 등 효과가 뛰어나 금연을 결정한 흡연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챔픽스는 어디까지나 금연을 돕는 치료제인 만큼 맹신은 금물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흡연자들에게 담배는 친구나 연인 같은 존재다. 그래서 금연을 결심해도 상실감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는 이가 많다. 일반인도 처음 금연을 결심하면 우울증상을 보이는데 특히 현재 치료되지 않은 정신질환을 갖고 있거나 평소 죽고 싶은 사람은 챔픽스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에 이상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챔픽스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용 후 공격성, 초조, 우울감, 자살시도 등 증상이 발생하면 복약을 중단해야 한다. 평소 콩팥 기능이 떨어져 사구체 여과율이 30㎖/분 이하라면 챔픽스 복용 시 반드시 용량을 감량해야 한다.

약은 약일 뿐… 의지 확고해야 금연 결실

금연을 결심한 사람에게 술자리는 자살행위다. 술을 마시면 자제력을 잃어 담배를 피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담배를 끊지 않는 이들이 담배를 권해 술자리는 그야말로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에게 ‘악마의 유혹’이다. 챔픽스도 예외는 아니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챔픽스를 술과 함께 복용하면 바레니클린의 독성이 늘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술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는 “복용 후 우울 등 평소와 달리 이상한 감정이 생기면 의사 상담을 통해 약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연의지가 확고하지 않으면 챔픽스 효과는 감소될 수밖에 없다. 강성구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은 약이 아닌 본인의 금연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금연의지가 확고하지 않아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아무리 챔픽스를 먹어도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뇌가 금연을 결심해도 마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챔픽스를 복용하면 돈과 몸의 낭비”라면서 “부작용이 없는 약도 아닌데 스스로 임상시험을 할 필요는 없다”고 꼬집었다.

챔픽스가 금연치료에 효과 탁월하다고 입소문이 돌자 병원에서 금연상담 없이 지인끼리 나눠먹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현림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챔픽스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교수는 “전문상담 없이 챔픽스를 먹으면 구토와 구역감이 생겨 복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금연상담을 받고 챔픽스를 처방 받은 이들 중에도 부작용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포기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자들은 가뜩이나 핑계가 많은데 상담 없이 챔픽스를 복용했다가 약을 먹으면 힘들다는 인식이 생겨 금연의지가 상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챔픽스 복용 시 금연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하루에 흡연량과 시간, 언제 피는지, 남녀 성별, 지병 여부 등을 파악돼야 개인에 맞는 정확한 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금연상담을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며 “금연에 성공하려면 지속적으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금연상담 없이 개인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은 2~4%에 불과하지만 의사에게 금연상담을 받으면 8%까지 늘어난다”면서 “금연상담 후 약물치료를 받아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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