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콘서트서 한 단계 진화
화장품ㆍ영화ㆍ음식 등 접목
팬들 매료 공연장에 구름인파
K컬처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즈센터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6 LA’현장 앞. 한국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를 보기 위해 텍사스에서 3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온 카산드라 로하스(26)씨는 행사장 건너편 LA 컨벤션센터를 먼저 찾았다. 그가 발길을 멈춘 곳은 ‘K-뷰티’의 선두주자들을 모아 놓은 ‘뷰티 블록’이었다. 뷰티블록에 마련된 국내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미미박스’ 부스에서 무료 화장을 받은 로하스씨는 “립스틱 색깔이 내 피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지갑을 열었다.
이날 시애틀에서 온 리키 엘리스(18)양은 스테이플즈 센터 앞 한국의 야시장을 본떠 마련된 ‘푸드 스트리트’에서 떡볶이를 처음 맛봤다.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이라는 그는 “지난해 K팝을 듣고 처음 한국이란 나라를 알게 됐는데 이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50여종이 넘는 다양한 음식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음식은 떡볶이, 김밥, 오뎅 등이었다. 한국 분식 코너 앞엔 50명 넘게 늘어선 줄이 줄어들 줄 몰랐다.

한류스타들의 공연 일색이던 K팝 콘서트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드라마ㆍ영화 등 문화콘텐츠와 패션ㆍ뷰티ㆍ정보기술(IT)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컨벤션까지 한국 문화의 모든 것을 한데 모은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지난달 케이콘 2016 LA 행사도 콘서트를 보러 온 2만4,000여명을 비롯 총 7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와 상품을 접하고 열광한 자리였다. 올해 아랍에미리트, 일본, 프랑스, 미국, 중국 등지에서 총 7번의 케이콘 행사를 여는 CJ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컨벤션엔 중소기업 90곳을 비롯한 254개 국내 기업들이 참여, 직접 판매를 하거나 현지바이어와 수출상담 등을 가졌다.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오앤영코스메틱의 오세준 대표는 “지난번 케이콘 때도 홍콩과 독일의 대형 유통 체인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며 “이번에도 뉴욕에서 온 관계자가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CJ는 케이콘을 문화산업과 소비재, IT 등 모든 산업과 융합한 새로운 한국문화(K컬처)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준 CJ주식회사 부사장은 “문화 산업화와 중소기업 해외 진출의 창구 역할을 하는 케이콘을 2020년 이후 해마다 10회 이상 개최, 연간 40만명이 한류와 K컬처를 즐기도록 하겠다”며 “문화와 산업의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CJ의 경영 철학인 사업보국과 상생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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