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미 충주시농업기술센터 팀장

“여우커피는 친환경 항당뇨 재료만 들어가 카페인이 전혀 없지만 맛은 실제 커피와 거의 비슷한 건강음료입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전향미(46ㆍ사진) 생활기술팀장은 최근 선보인 ‘여우커피’를 이렇게 자랑했다.
여우커피는 충주농기센터와 충주커피박물관이 손잡고 개발한 음료다. 원료는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주와 우엉, 현미가 전부지만, 맛이 일반인들은 그 차이를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커피와 흡사하다. 음료 이름은 여주와 우영의 첫 글자를 따서 정했다.

전 팀장은 “처음엔 커피를 조금이라도 섞어야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산 친환경 항당뇨 재료만으로 실제 커피 맛을 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또 뿌듯하다”고 말했다.
여우커피는 전 팀장의 아이디어와 충주커피박물관의 노하우를 통해 탄생했다. 전 팀장은 “올 초 바이오 특화 도시를 선언한 충주시의 취지에 맞춰 커피 맛이 나는 항당뇨 차를 개발해 보자고 제안했는데, 커피박물관이 해보자고 흔쾌히 동의해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전 팀장의 제안을 받은 커피박물관은 일단 당뇨에 효과가 좋은 여주와 우엉, 현미를 원료로 정했다. 재료를 정한 박물관 연구진은 수없이 로스팅과 브랜딩을 반복하며 커피 맛에 가까운 음료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4월 무려 5단계에 걸친 로스팅과 브랜딩을 거쳐 여주의 쓴맛과 우엉ㆍ현미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진 여주 커피를 만들어냈다.
박물관 황금자(51ㆍ여ㆍ사진) 사장은 “커피는 외국농산물이다. 국내 농산물로 커피 대용 차를 만들고 싶었던 차에 전 팀장의 아이디어는 정말 반가웠다”며 “쉽진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다 보니 여우커피 제조 기술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충주농기센터와 충주커피박물관은 이렇게 개발한 여우커피를 지난 4월 특허 출원했다. 지난달 말에는 충주호수축제가 열린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무료 시음행사도 했다. 현재 박물관에서 주문해 마시고, 포장된 제품도 살 수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진 않고 있다.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물량이 적은 데다 유통을 위해 거쳐야 할 절차를 아직 채 마무리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팀장은 “박물관 측과 협조해 제조업 허가를 받은 뒤 설비를 갖춰 대량 생산 체제에 들어가면 전국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당뇨 예방이나 개선 효과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박물관과 항당뇨 재료와 허브를 접목한 기능성 차 개발도 검토 중”라고 밝혔다.
청주=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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