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 대한 국가 주도 도핑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허용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속내를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리우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1일(한국시간)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선수 전체의 리우올림픽 출전 금지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국가 주도 집단 도핑 의혹에도,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종목별 국제연맹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는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다수의 IOC 가맹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모든 인간은 정의라는 권리를 부여 받는다”면서 “IOC의 결정은 매우 명백한 이유에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OC는 러시아에 대해 전면 출전금지를 포함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은 우리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알고,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했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IOC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 결정 이후 거센 비판을 받았음에도 “각 연맹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WADA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WADA가 왜 내부 고발자의 증거에 대해 더 일찍 조처하지 않았고, WADA가 모스크바와 소치 연구소를 왜 인가했나”라고 되물었다. 바흐 위원장은 “당신 정부의 잘못이나 조작에 대해 개인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겠나, 당신 정부가 잘못했기 때문에 당신은 자동으로 아웃이라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법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도덕적 근거로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IOC가 이같이 결정하는데 러시아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라고 잘라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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