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등 3000여명 평화대행진 나서
6일까지 해군기지 문제점 알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왔다.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의 문제점과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굳센 의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 강정마을 주민들 상대로 청구한 구상권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높은데도 해군은 꿈쩍도 하지 않자 강정마을 주민들과 국내외 평화 활동가들이 평화대행진에 나선 것이다.
강정마을회를 비롯해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1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정마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3,000여명(연인원)이 참여하는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나섰고, 6일까지 제주 전역을 걸으며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당위성 등을 알릴 예정이다.
‘평화와 고치글라(같이 가자는 뜻의 제주사투리)’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행진에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을 비롯해 그 동안 강정마을과 함께 연대해 온 밀양 송전탑 지역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일본ㆍ미국ㆍ필리핀 등 해외 평화활동가 및 군사기지 지역 주민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도보로 제주도 전역을 순회한 뒤 6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다시 모여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 평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진에 앞서 참가자들은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됐으니 이제 강정마을의 싸움도 끝난 게 아니냐고 묻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오늘 다시 행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기지가 비단 강정마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평화는 평화로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뚜벅뚜벅 묵묵히 평화의 길로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국책사업에 감히 반대했다는 이유로 국가는 강정마을에 본때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며 “구상권이 철회되지 않는 한 강정마을의 갈등과 대결은 깊어만 갈 것이며, 이는 강정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정마을은 이제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넘어 생명평화의 가치를 담은 마을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평화를 지키고 진실을 알리는 그 길에 마음을 모아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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