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가 1일 오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가 예정된 경북 성주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정 원내대표가 열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성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이 분열을 유발하고, 갈등을 확대·재생산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주 해군기지 등 국책사업 때마다 정치권이 국가적 분열과 혼란을 부추긴 적이 많다”라고 언급하며 “정치인들이 전문 시위꾼과 어울려 단식농성을 하고,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해군 관계자를 협박하며 앞장서서 각종 괴담을 퍼뜨리는 식의 일들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간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친 박 위원장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자기는 그러면 국론 통일하러 성주에 갔느냐”며 “누가 할 말을 누가 하네”라고 힐난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가) 국론을 통일하고 왔느냐, 말은 조심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성주를 방문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을 포함한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성산포대 방문에 이어 성주군민들과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지나치지 않게 또 성주군민들을 자극하는 그런 언행은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 채널인 CCTV에서 필리버스터에 참가해달라는 요구를 몇몇 의원들한테 해왔지만 거절했다”며 “우리가 아무리 국익 차원에서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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