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TV 제조사이자 콘텐츠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 중인 러에코(LeEco)가 미국 TV 업체 비지오(Vizio)를 인수함에 따라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뒤쫓고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와 TV 업계에 따르면 러에코는 최근 비지오를 20억 달러(2조2,3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러에코는 비지오 인수로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TV 출하량 1,45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단숨에 ‘톱 5’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중국 6대 TV 제조사 중 선두권인 하이센스(海信集團)와 TCL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러에코와 비지오의 합병 이후 올해 LCD TV 연간 출하량 순위는 삼성전자 4,790만대, LG전자 2,910만대, 러에코ㆍ비지오 1,457만대, 하이센스 1,435만대, TCL 1,380만대 순이 될 것으로 위츠뷰는 전망했다. 위츠뷰는 보고서를 통해 “러에코가 세계 TV 시장의 경쟁지형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특히 한국 TV 브랜드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중국 브랜드들이 세계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합계는 70%를 상회한다. 러에코는 그 동안 대부분의 수입을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올려왔다. 앞으로는 북미에서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비지오 브랜드로 현지시장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러에코는 특히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폭스콘은 10세대 대형 LCD 공장을 운영하는데 러에코가 폭스콘의 지원으로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한다.
러에코는 중국 TV 제조사인 TCL과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위스트론, 암트란 등과도 탄탄한 부품공급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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