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종교 간 대립을 유도하며 테러 전선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가톨릭과 이슬람이 화합하는 종교 행사가 열렸다.
7월 31일(현지시간) 오전 독일 뮌헨의 상징적 건물인 성모교회(Frauenkirche)에서는 요하임 가우크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기독교 신도뿐만 아니라 유대교, 이슬람 신도도 함께 참석해 종교 교파를 초월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리하르트 막스 추기경은 “불신과 공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지역 무슬림 지도자 다리 하제르는 “2주 동안 잇따라 테러를 당한 독일이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 속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뮌헨에서는 지난달 22일 이란ㆍ독일 이중 국적자인 다비트 알리 존볼리(18)의 쇼핑몰 총기 난사로 무슬림을 포함한 9명이 희생된 바 있다.
프랑스 루앙 대성당에서도 31일 가톨릭 신자 2천명과 무슬림 100여명이 함께 미사에 참여했다. 루앙 대성당은 26일 IS를 추종하는 아델 케르미슈와 압델 말리크 나빌 프티장이 자크 아멜 신부를 잔인하게 살해한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몇 ㎞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미사를 집전한 도미니크 레브런 대주교는 “오늘 아침 우리는 무슬림 친구들에게 특별한 환영인사를 전한다”며 “이들이 미사에 참석한 것만으로 신의 이름으로 죽음과 폭력을 거부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모든 가톨릭 신자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사가 열린 루앙대성당에는 경찰과 군인이 배치됐지만 검문은 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트라스테베레 성당에서도 같은 날 무슬림들이 미사에 참석했다. 밀라노와 시칠리아, 팔레르모, 나폴리 등에서도 가톨릭과 무슬림의 합동 미사가 열렸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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