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절도 1시간에 13건 발생
군 병력 8만명이 테러 감시
축제 분위기 없고 긴장감만 흘러
선수촌은 가스 새고 화재 나기도
경기장 등 시설 공사도 안 끝나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리우는 축제 분위기 대신 긴장감만 높아지고 있다. 여전이 치안 문제가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여기에 열악한 선수촌 시설과 허술한 선수단 관리까지 더해지면서 개막 전부터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강도ㆍ절도 1시간에 13건씩 발생
올림픽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치안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군 병력 8만8,000여명까지 투입해 각 경기장 및 주요 시설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리우 주에서 발생한 강도 및 절도 사건은 4만8,429건으로 1시간에 13번꼴로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발생한 살인 사건은 2,083건이다. 올해 들어 리우 주에서 경찰관이 총에 맞고 사망한 사건만도 61번이나 일어났다.
온몸에 해골 문신을 새겨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격투기 선수도 리우에서 납치 피해자가 됐다. 실전에서 강한 격투기 종목인 주짓수 선수 제이슨 리(27ㆍ뉴질랜드)는 최근 수련을 위해 주짓수의 본고장인 브라질을 찾았다가 납치돼 2,000헤알(약 69만원)을 빼앗기고 풀려났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석궁 공격 촉구에 테러 모의 조직까지
올림픽 개막이 임박하면서 테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 테러감시단체 시테인텔리전스그룹(SITE)은 지난달 29일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리우 올림픽에서 석궁을 이용해 참석자를 공격하라는 온라인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엔 차량 안에서 창문을 약간 내리고 석궁을 쏘라는 등 공격 방법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특히 미국인이나 이스라엘인을 공격 대상도 삼으라고도 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달 21일과 28일 올림픽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브라질 국적의 이민자 13명을 체포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취재진들까지 테러 대비 비상 대피 훈련을 받았다.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취재진 대상 비상 대피훈련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리우의 안보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수촌은 가스 새고 불 나고…아직도 공사판
1조7,0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 선수들이 열악한 시설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호주 대표팀은 화장실이 막히고 가스 배관에서 가스가 누출돼 입촌을 거부했다가 뒤늦게 선수촌에 들어갔다. 하지만 입촌 사흘만인 30일 숙소 지하주차장 쓰레기 더미에서 화재가 나 대피소동을 벌여야만 했다. 선수촌 입촌이 빨랐던 국가들은 닷새 가량 온수가 나오지 않아 고생했다.
경기장 시설도 허술해 마리나 다 글로리아 요트경기장의 메인 램프 일부가 지난달 30일 붕괴했다. 조직위는 강풍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올림픽 주최도시의 건설 수준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너진 구조물은 요트들이 수면으로 나가기 위해 거치는 메인 출입구이다. 요트경기는 8일부터 시작된다.
수영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은 아직도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림픽 숙박 시설이 모여있는 리우 남동부를 지나는 지하철 4호선 공사도 개막을 엿새 앞둔 30일에야 겨우 마무리 됐다.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허술한 선수단 관리로 골탕을 먹었다. 조직위원회에서 지원한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데 이어 훈련장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 50분이나 훈련이 늦어졌다.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28ㆍ터키 페네르바체)은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고 하소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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