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상반기 4000억 손실
“고위험 불구 불완전 판매”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서 수천억원대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DLS는 유가 움직임에 따라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인데도 증권사들이 상품을 팔 때 정작 이런 위험정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이른바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게 민원의 골자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DLS와 관련해 접수된 금융소비자 민원은 45건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접수된 DLS 민원(46건)에 이미 육박했다.
지난해부터 올 6월 사이 DLS 민원의 60.4%는 ‘설명 의무 위반’에 관한 것이었다. 증권사 창구 직원들이 DLS의 이익과 손실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웬만하면 손실이 나지 않는 안정적인 상품’이라며 가입을 권유했다는 게 민원인들의 주장이다. 이밖에 부당 권유(28건), 중도환매 방해(6건) 등의 민원이 뒤를 따랐다.
원유, 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나도록 설계된 고위험 파생상품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저유가 영향으로 올 상반기에만 원유 관련 DLS에서 4,000억원 이상 손실이 확정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이후 접수한 DLS 민원 중 12건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인용’ 결정을 내렸다.
박용진 의원은 “원유 DLS의 불완전판매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도 금감원은 적극적인 조치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며 “DLS 판매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