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아직 명확한 근거 못 찾아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악취 신고와 관련, 해당 시간대에 유독성 대기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SO2)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석유화학공단이 밀집한 울산 남구 야음동 대기측정망의 아황산가스 시간대별 농도가 23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0.034~0.053ppm으로 측정됐다. 이는 23일 자정~오전 11시까지 시간당 평균 0.002ppm에 비해 농도가 26.5배나 상승한 것이다. 급격하게 치솟던 SO2 농도는 24일 오전 4시께 다시 0.002ppm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황산가스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심할 경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대기 오염 물질로 부식성이 강하고 산성비의 원인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SO2 농도가 상승한 시간이 야음동 등 남구 일대 주민들이 울산소방본부에 악취 신고(22건)를 한 시간대인 23일 오후 1시 50분부터 오후 6시 40분이라는 점과 겹친다는 점에서 이번 악취가 공단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에서 집계한 자료를 보면 22일과 23일 각각 22건, 24일 3건 등 총 47건의 냄새 신고가 접수됐는데 23일 신고는 모두 남구(야음동ㆍ신정동ㆍ선암동ㆍ달동)에 집중됐다.
공단에서 악취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28일 부산ㆍ울산 가스ㆍ악취 민관합동조사단이 추정한 내용과 같다. 향후 울주군(22일)과 동구 전하동ㆍ방어동, 중구 장현동(24일)에서 접수된 신고의 원인도 확인될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앞서 21일 부산에서 발생한 가스냄새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에 걸쳐 가스 냄새 신고가 200여건이나 접수됐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부산의 악취 원인을 부취제(가스 유출 여부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의 유출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는 물론 정확한 유출지역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부취제 냄새가 났다면 가스 등 기체물질이 공기 중에 누출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아직까지 원인 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니 지진괴담 등 불안이 증폭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용수 정부합동조사단장은 “부취제 자체가 보관용기나 보관 차량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 부취제가 첨가된 가스 등 기체가 누출됐을 가능성 등 모든 예시를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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