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개막하는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는 전국의 모든 팀(69개교)이 제한 없이 출전하는 만큼 어느 대회보다 변수가 많다. 현장에서 고교야구를 10년 이상 지켜 본 전문가들조차 “전통적으로 봉황대기는 지역 예선이 없어 우승 후보는 물론, 4강 후보도 꼽기가 매우 어려운 대회”라고 말한다. 8월로 돌아온 봉황대기는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8월22일)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전국대회로 각 구단의 ‘간택’을 받기 위한 최종 리허설 무대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유망주 발굴을 위해 찾기도 한다.
이번 대회 서울ㆍ인천ㆍ경기 지역에서는 32개교가 출전한다. 덕수고는 올시즌 이미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우승을 차지, 3관왕에 도전하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덕수고는 2006년 36회 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의 봉황대기 탈환에 나선다. 타격이 좋은 서울고와 이성열 청소년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유신고, 인천의 자존심 제물포고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평가 받는다. 최재영 kt 스카우트 차장은 “올해는 서울과 인천, 경남세가 돋보이는 반면 충청과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했다.
덕수고는 투타 전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타 팀에 비해 기본기가 탄탄한 팀으로 평가 받는다. 마운드는 3학년 왼손 에이스 김재웅과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2학년 우완 양창섭이 책임지는데 둘 모두 140㎞ 초ㆍ중반의 묵직한 직구가 강점이다. 4번타자와 1루수를 겸하는 강준혁이 이끄는 타선도 장타력과 기동력을 겸비해 짜임새를 갖췄다.
서울고는 타력만 놓고 보면 전국 최강으로 꼽힌다. 톱타자 박승훈(3년)과 중심타자 최동현(3년), 강백호(2년)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앞세워 청룡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들 세 명 모두 빠르고, 해결사 능력까지 갖췄다. 성영재 LG 스카우트 과장은 “강백호는 마무리투수로도 뛰는데 7회까지만 이기고 있으면 어느 팀하고도 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제물포고가 청소년대표로 뽑힌 사이드암 박치국(3년)과 3학년 트리오 김민수, 이주영, 민경남의 타력을 앞세워 사상 첫 봉황대기 우승에 도전한다. 최재영 차장은 “대통령배에서는 4강에서 탈락했지만 올해 가장 꾸준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제물포고는 봉황대기와 우승, 준우승 인연이 없었다.
이밖에 고우석(3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충암고와 걸출한 선수는 없지만 이성열 감독의 용병술과 조직력을 앞세운 유신고는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장충고와 경기고도 4강에 도전할 만하다. 서울세가 유난히 강한 이유에 대해 성영재 과장은 “아무래도 좋은 선수와 학부모들이 지방보다 서울을 선호해 전학을 많이 가면서 당분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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