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주장
“종업원 가족은 구금 사상교육”
홍콩서 18세 수학 영재에 이어
비자금 관리 장성ㆍ외교관 4명
中파견 근로자 8명도 탈북說
북한이 지난 4월 중국 류경식당 북한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과 관련, 책임자 6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의 삼엄한 통제 분위기 속에서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출전 학생에 이어 장성급 고위 인사의 탈북설 등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9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지난 5월5일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에서 류경 식당 사건의 책임자 6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주장했다. 해외 파견자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았던 이 북한 관리들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정찰총국, 외무성 간부 80여명을 비롯해 해외파견 근무자 가족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됐다는 주장이다. 북한 당국은 또 귀순한 종업원들의 가족을 묘향산 교육시설에 집단 구금한 뒤 강습교육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은 “확인되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류경식당 사건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본보기 차원의 공개 처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같은 북한의 탈북 단속에서도 북한 엘리트층을 포함한 탈북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18세의 북한 남학생은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했다가 16일 북한팀을 이탈했다고 현지 언론인 명보(明報)가 전했다. 이 학생은 자력으로 총영사관에 진입했으며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이미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한국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남아 비자금을 관리하던 북한 장성급 군부 인사와 외교관 등 4명이 최근 탈북, 중국에 머물면서 제 3국행을 원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복수의 북중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랴오닝성 지역의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직원 8명이 감시를 뚫고 지난달 집단 탈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잇따르는 탈북 소식에 대해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과 국제사회의 제재, 북한 경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보복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러시아의 북한 접경지인 블라디보스톡시(市)와 하산군(郡) 대해 여행경보인 ‘여행유의’ 경보를 신규 발령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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