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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트럼프 “러시아에 해킹 요구는 빈정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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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트럼프 “러시아에 해킹 요구는 빈정댄 것”

입력
2016.07.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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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로건법 위반 가능성”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공세 나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7일 플로리다에서의 기자회견 도중 러시아에 대한 이메일 해킹 요청과 관련된 질문을 한 기자에게 조용히 하라는 막말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AP 연합뉴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7일 플로리다에서의 기자회견 도중 러시아에 대한 이메일 해킹 요청과 관련된 질문을 한 기자에게 조용히 하라는 막말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이메일 해킹’ 발언을 두고 만만치 않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해킹을 바란다고 실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트럼프는 “빈정댄(sarcastic) 것”이라고 꼬리를 내렸지만, 반격의 기회를 잡은 클린턴 측은 실정법 위반 소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는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때는 내가 빈정댄 것”이라며 “(해커의 배후가)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라고 일보 후퇴했다. 그러면서 “진짜 문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에 있다”며 “그들은 종교, 인종, 여성 등 온갖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메일 문제는 비켜갔다”고 다시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전날 플로리다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가 (해킹으로) 클린턴의 사라진 이메일 3만 건을 찾아내길 희망한다”며 “어쩌면 이미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공개해달라”고 말해 적대국의 대선 개입을 요청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직 시절 국가 기밀 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주고 받았고, 국무부의 조사가 시작되자 3만여건을 사적인 내용이라며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클린턴 측은 반격의 기회를 잡고 공세에 나섰다. 클린턴은 고질적인 사설 이메일 문제에다 최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경선을 클린턴에 유리하게 편파 관리했다는 정황이 담긴 이메일까지 폭로되며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다.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8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 전당대회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가 ‘로건 법’(Logan Law)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로건법은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미국인이 외국 정부와 협상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리드 원내대표는 “어제 많은 이들이 나를 찾아와 트럼프의 로건법 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실제로 로건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다만 구체적 법적 조치를 취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다음주 예정된 양당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한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첫 국제 정세 브리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후보를 위한 브리핑은 관례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트럼프와 클린턴이 서로를 “국가 기밀 취급에 적합하지 않다”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기밀 공개 수위가 덩달아 관심의 대상에 올랐다. 리드 원내대표는 “정보당국은 트럼프에게 브리핑을 하는 척만 하라”고 주문했고, 트럼프는 “(클린턴에 브리핑을 하면) 다 유출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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