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윤(왼쪽)-윤석민.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정의윤(30)은 팀의 붙박이 4번 타자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LG에서 SK로 옮긴 이후 4번 자리를 꿰차고 14개의 홈런포를 쳤다. 올해에는 28일까지 치른 94경기를 모두 선발 4번 타자로 뛰며 2005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4번에서 2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NC 에릭 테임즈(30개)와 정의윤(21개)뿐이다.
LG 시절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정의윤이 SK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원동력은 벤치의 믿음이다. 김용희(61) SK 감독은 정의윤을 부산고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고,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또 이번 시즌 초반 거침 없는 타점 생산 능력을 보여주다가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주춤했을 때 김 감독은 인내를 갖고 정의윤의 타순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의윤은 스스로 슬럼프를 극복했다.
김 감독은 "정의윤이 작년에 우리 팀에 와서 14홈런을 친 것도 대단했다"며 "(풀타임을 뛰는) 올 시즌이 어떻게 보면 시험대나 다름 없었는데 잘하고 있어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보였던 잠재력이 터졌다"면서 "감독을 떠나 야구 선배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넥센 윤석민(31)도 '영웅 군단'의 새로운 4번 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30ㆍ미네소타)가 떠난 자리를 외국인 타자 대니 돈(32)에게 맡겼지만 부진했고, 5월말부터 왼 손목 부상을 털고 돌아온 윤석민에게 중책을 맡겼다.
현재까지 결과는 대성공이다. 윤석민은 4번 자리에서 타율 0.343 13홈런 43타점을 올렸고, 최근 10경기 성적 역시 타율 0.400 5홈런 11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염경엽(48) 넥센 감독은 "용병보다는 토종 선수가 4번을 쳐야 가장 좋은 타선이고 팀이 강해지는 길이 된다"면서 "윤석민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그 동안 잦은 부상 탓에 한 시즌 최다 홈런이 지난 시즌 14개에 불과하지만 염 감독은 풀타임을 뛸 경우 30홈런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의윤과 윤석민에 앞서 감독의 인내로 명품 4번 타자로 우뚝 선 대표적인 선수는 삼성 최형우(33)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2011년 지휘봉을 잡고 항상 최형우를 4번에 고정했다. 류 감독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면서 "최형우를 4번에서 뺀 적이 없다. 슬럼프가 와도 그대로 밀어 붙여 중심 타자답게 이겨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잠시 빠져있는 최형우는 올해 87경기에서 타율 0.346 19홈런 76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최대어로 벌써부터 타 팀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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