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새벽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장애인시설에서 19명을 살해한 범인이 5개월 전 히틀러 사상이 자신에게 강림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도(共同)통신은 28일 범인인 우에마쓰 사토시(植松聖ㆍ26)가 병원에 강제입원 중이던 지난 2월 20일 “아돌프 히틀러의 사상이 2주 전에 강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히틀러 사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치 집권기에 유대인과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조직적 살해가 이뤄진 사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살상극의 현장인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지적장애인보호시설에서 근무하다 강제입원 당하기 직전인 2월 19일 시청 직원과의 면담 때 “전세계에는 8억명 이상의 장애인이 있다. 그들의 생활에 쓰는 예산을 다른 부문에 써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비밀결사체인 프리메이슨 신자라며 횡설수설했다.
한편 그는 범행당일 약 50분간에 걸쳐 45명의 장애인에게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당국이 시설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오전 2시께 장애인 시설의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침입했다. 이어 입소자가 생활하는 2개 건물을 휘젓고 다니며 중증장애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이날 오전 2시47분 건물을 빠져 나왔다.
우에마쓰는 야근중인 시설 직원 중 5명을 때리거나 위협해 미리 준비해 간 결박용 밴드로 손을 계단기둥 등에 묶어 놓고 아무런 제지 없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살상극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우에마쓰가 침입한 뒤 몸을 숨긴 직원이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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