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김영란법’은 예정대로 9월 28일 시행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형사처벌 과정에서 혼란도 예상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궁금증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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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무엇인가.

“공무원과 언론인, 사립학교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한 부정청탁을 금하고 있다.“

-왜 이름이 김영란법인가.

“2012년 8월 권익위원회가 관련 법률 제정안을 발표했는데, 김영란 당시 권익위원장이 이를 주도하면서 별칭이 생겼다.”

-법 제정의 배경은.

“2010년 ‘스폰서 검사’와 이듬해 ‘벤츠 여검사’에서 비롯됐다. 업자에게서 향응과 돈을 받고, 변호사로부터 고급승용차를 받았는데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래서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자’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마피아) 비판이 거세지면서 입법화에 힘이 붙었고, 우여곡절 끝에 2015년 3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은.

“약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공직자 124만명, 공기업 직원 36만명, 교직원 60만명, 언론사 임직원 20만명과 이들의 배우자까지가 대상이다.”

-법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하 금품을 받으면 2~5배의 과태료를 물린다.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한번에 100만원을, 연간 300만원을 넘게 받으면 최대 징역 3년, 벌금 3,0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형법상 뇌물죄와 차이는.

“뇌물죄는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돈을 받아야 성립된다. 김영란법은 대가성이 없는금품을 받아도 처벌한다.”

-국회의원은 왜 법 적용에서 빠졌나.

“선출직 공직자는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공익’ 규정이 모호한데다 의원들을 제외시킨 것은 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이른바 ‘3ㆍ5ㆍ10’ 조항이란.

“국민권익위가 마련한 김영란법 시행령 조항이다. 1회 식사 대접은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상한을 정한 것이다. 물론 대상자의 배우자에게도 적용된다.”

-9월28일 시행을 앞두고 남은 절차는.

“법제처 법률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가 남아 있다. 법률 심사는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차관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반발해 진통이 있을 수 있다. 최종 단계인 국무회에서도 부처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 위반을 신고하면 포상금도 주나.

“신고를 통해 징계처분이 3명 이하, 또는 파면ㆍ해임처분이 1명이면 500만원 이하의 포상금을 받는다. 포상금은 최대 2억원까지 지급된다.”

-언론인이 회사의 신문 구독을 권하는 경우 처벌될까.

“강권, 강매 등 부정한 청탁일 경우 처벌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 직원이 ‘우리 회사 차가 더 좋다’며 자사의 제품을 권유하는 식의 통상적인 수준이면 문제가 안 된다.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방법이나 규모의 신문 구독을 요구할 경우 신고할 수 있다.”

-사립초등학교 교장 A가 외국인인 원어민 기간제교사 B로부터 ‘내년에도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만원 상당의 양주를 선물로 받았다면.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받은 만큼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B가 외국인이지만, 법 위반이 국내에서 발생한 만큼 법이 적용된다.”

-사업가가 고교동창인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골프와 식사를 대접했다. 비용이 골프는 1인당 25만원, 식사는 1인당 4만원이 나왔다면 처벌되나.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1회(골프+식사) 100만원까지 가능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라면 1회 100만원 이하라도 형사처분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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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판사, 검사 세 사람이 함께 골프를 쳤고, 변호사가 라운딩비 150만원을 계산했다. 세 사람이 초등학교 동창으로 직접적 업무 관련성이 없다면.

“현 상황에서는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다만 세 사람 모두 법조인이고, 향후 업무를 보는 과정에서 연관성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직무연관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친구라 하더라도 법 적용을 받게 된다.”

-지자체 A시장의 대학동창(건설업자) B는 해당 지자체의 체육관 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양로원을 운영하는 A의 배우자 C가 주최하는 ‘후원인의 밤 행사’에 B가 300만원을 후원했다.

“후원 사실을 A가 알지 못한 경우 신고의무가 발생하지 않아 제재 대상이 되지 못한다. 후원금 받은 사실을 A가 알면서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을 초과했으므로 처벌 대상이다.”

-주점 자영업자가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친분은 쌓은 공무원에게 아무런 청탁도 없이 1년간 가게에서 300만원이 넘는 술과 식사를 제공했다면.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 후원, 증권, 등 그 어떤 명목에 관계없이 같은 사람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주고 받으면 처벌된다.”

-법 적용의 애매모호한 상황은 누가 판단하나.

“국민권익위 내에 ‘청탁금지법 태스크 포스’에서 대응한다. 현재 팀 급이지만, 9월 말 시행에 맞춰 과로 승격될 예정이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이 합헌으로 결정났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은 당장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되며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규제를 받는다. 28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 고가의 한우선물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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